타이페이 시먼딩에 발을 들이자마자 나는 이미 오늘의 결말을 예감했다.
“아, 이건 분명히 많이 먹고 많이 행복해지는 날이겠구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첫 행선지는 진천미식당. 이름부터 왠지 “진짜로 많이 먹게 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두부요리는 젓가락으로 집는 순간부터 부드러움이 전해졌고, 입에 넣자마자
“아, 이래서 두부는 국경을 초월하는구나”라는 쓸데없이 철학적인 생각이 들었다.
부추볶음은 불향이 살아 있어 씹을수록 고소했고,
돼지고기요리는 한 점 먹을 때마다 맥주를 부르는 마법을 부렸다.
결국 타이완 비어는 자연스럽게 등장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 조합을 승인했다.

이미 배는 70%쯤 찼지만, 여행자에게 그건 ‘아직 여유 있음’이라는 뜻이다.
시먼딩 거리를 배를 두드리며 걸어다니다가 행복당을 발견했고,
“이름이 행복이면 안 들어갈 수 없지”라는 논리로 밀크티를 손에 들었다.
진하고 달콤한 밀크티에 타피오카를 씹다 보니 배는 90%, 기분은 110%가 되었다.
이쯤 되면 그만 먹어야 했지만, 타이페이는 나를 그냥 보내주지 않았다.

아종면선 앞에 섰을 때, 나는 잠시 고민했다.
“정말 들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곱창국수의 향기는 그런 고민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 숟갈, 두 숟갈… 정신을 차려보니 그릇은 비어 있었고,
내 배는 당당히 120%를 선언했다. 더 이상 음식은 들어갈 틈이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배를 끌어안고 타이페이역까지 천천히 걸었다.
야경은 반짝였고,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마음만큼은 가벼웠다.
코스모스호텔에 도착해 하루를 정리하며 깨달았다. 오늘의 여행은 관광지가 아니라 음식이었고,
일정표가 아니라 위장이 이끈 하루였다는
사실을. 배가 터질 듯 찼지만, 이보다 더 완벽한 하루는 없었다.